2017/11/09 2

명륜당 은행나무(2)

아직 초록색이 남아 있다. 때를 정확히 맞추기가 어렵다. 산에는 단풍이 질 때지만 도시는 이제야 시작이다. 나무에 관심이 없는 친구도 감탄할 정도로 이 나무의 위용과 아름다움은 대단하다. 두 그루 중 왼쪽에 있는 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중종 때 성균관 대사성으로 있던 윤탁이 심었다고 전해지니 500년이 되었다. 이곳에서 꿈을 키우던 조선 시대 유생들과 일상을 함께 했던 은행나무로 역사성이 깊다. 나무도 분위기를 닮는지 선비의 기품이 느껴지는 나무다. 이 나무 앞에서는 발걸음도 조심스럽다. 완전히 노랗게 물든 모습은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다.

천년의나무 2017.11.09

논어[261]

원양이 걸터앉아서 맞이한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어려서부터 건방지고, 나이 먹어도 보잘 것 없고, 늙어도 죽지 않는 것을 도둑놈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팡이로 정강이를 툭툭 쳤다. 原壤夷俟 子曰 幼而不孫弟 長而無述焉 老而不死 是謂賊 以杖叩其脛 - 憲問 30 흥미로운 대목이다. 공자의 말과 행동을 볼 때 원양은 공자와 격의 없는 사이였던 것 같다. 공자가 찾아왔을 때 걸터앉아서 맞이하고, 공자가 지팡이로 정강이를 칠 정도면 어릴 적 장난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듯하다. 여기서 교훈적인 걸 찾고 싶지는 않다.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장면이다.

삶의나침반 2017.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