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사오십 대 때 제일 뜨거웠는데 그 시절에는 한 해에 백 권 정도는 읽었다. 직장에서 벗어난 지금은 자유 시간이 더 많이 나지만 독서량은 줄어들었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육칠십 권은 될 것이다. 책을 가까이하는 것이 나에게는 평생의 습관이 되었다. 여행을 갈 때도 보든 안 보든 책 한 권은 가방에 넣는다. 일행에서 벗어나 몇 장이라도 들춰봐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안중근 의사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힌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이런 별스러운 나를 어떤 사람은 못마땅한 눈초리로 쳐다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젠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나를 어느 정도 아는 친구들은 안부를 물을 때 "요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