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밥풀에는 꽃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털며느리밥풀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 새며느리밥풀은 꽃은 다른 것과 대동소이하나 잎이 피침형으로 길고 뾰족한 게 특징이다. 한국 특산종으로 깊은 산중에서 자란다는데, 지난 번 도봉산에 오를 때 이 꽃을 만났다.
이름에 얽힌 전설 때문일까, 며느리밥풀 종류를 보면 애처롭고 안스럽다. 수많은 세월 동안 이어져 온 눈물과 인고의 세월이 저 넘어가지 못한 밥알 두 개에 들어 있다. 지금 젊은 세대들은 이 꽃 전설을 들으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날씨 보러 뜰에 내려
그 햇빛 너무 좋아 생각나는
산부추, 개망초, 우슬꽃, 만병초, 둥근범꼬리, 씬냉이, 돈나물꽃
이런 풀꽃들로만 꽉 채워진
소군산열도, 안마도 지나
물길 백 리 저 송이섬에 갈까
그 중에서도 우리 설움
뼛물까지 녹아흘러
밟으면 으스러지는 꽃
이 세상 끝이 와도 끝내는
주저앉은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꽃
울엄니 나를 잉태할 적 입덧 나고
씨엄니 눈돌려 흰 쌀밥 한 숟갈 들통나
살강 밑에 떨어진 밥알 두 알
혀 끝에 감춘 밥알 두 알
몰래몰래 울음 훔쳐먹고 그 울음도 지쳐
추스림 끝에 피는 꽃
며느리밥풀꽃
햇빛 기진하면은 혀 빼물고
지금도 그 바위섬 그늘에 피었느니라
- 며느리밥풀꽃 / 송수권
* 전에는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불렀으나,지금은 정식 이름이 '꽃며느리밥풀'로 바뀌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