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자락길이 꽃길이 되었다. 예년보다 열흘 넘게 빨리 개화하면서 서울 벚꽃은 절정을 지나고 있다. 여의도를 비롯한 벚꽃 축제도 앞당겨 치렀다.
일찍 찾아온 봄이니 쉬이 갈 것이다. 생명이 있기에 유한하고, 유한한 것은 덧없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움은 한 순간이다. 봄 꽃길을 걸으며 '봄날은 간다'를 흥얼거린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루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