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주문한 책을 찾으러 갔는데 일요일이 문 닫는 날인 걸 깜빡 했다. 빈 배낭을 메고 경안천에 나가서 떠나가는 가을과 함께 했다.
영은미술관 뜰에는 가을이 남긴 흔적이 가득하다.
가을이 떠나가면 고니가 찾아올 거야.
경안천에는 백로가 무리를 지어 모여 있다. 길 떠날 채비를 하는가 보다. 먼 길 떠나자면 길동무가 필요하겠지.
곧 겨울이 다가온다고 수근거리는 소리들.
아파트 뜰의 수양단풍나무는 마지막 치장이 화려하다.
다음주에는 기온이 더 떨어진다고 하고 첫눈 예보도 나와 있다. 가을 옷을 제대로 입어보지도 못하고 다시 겨울옷을 꺼내 장농에 건다. 그렇게 한 계절이 가고 새 계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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