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차가워진 날씨 탓인가, 오랜만에 찾아간 경안천 버들이 너무 추워 보였다. 주변 풍경도 스산하고 쓸쓸했다. 나목은 크기마저 줄이려는 듯 잔뜩 웅크린 자세로 서 있었다. 나무는 움직일 수 없다. 나무는 혹독한 계절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견딜 뿐이다. 오랜 진화를 거치며 환경에 적응되었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겨울은 긴 인고의 시기일 것이다. 하지만 기약하지 않아도 봄은 찾아오고, 겨울의 시련이 있어 나무는 더 단단해진다. 경안버들이 외롭게 보여서 세 차례 다중노출을 해서 찍어보았다. 내 마음의 위안일지 모르지만 조금은 더 포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