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큼 당구에 집중해 본 때가 없었다. 그동안은 심심풀이로 치는 당구였다. 그런데 올봄에 불현듯 당구 실력이 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책을 사서 읽고 유튜브 당구 강좌를 보며 공부했다. 당구 모임에도 열심히 참가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당구를 치자고 졸랐다. 당구 치는 횟수가 몇 배로 늘어났다. 노력하면 일취월장할 것 같았다. 가을이 되면서 벽에 부딪쳤다. 예상한 만큼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이었다. 어느 공놀이든 자신 있다고 여겼는데 당구는 아니었다. 당구가 얼마나 섬세하고 어려운지를 실감한 거다. 소질이 없는지, 아니면 나이 탓인지 진척이 없으니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겨울에 들면서 당구 공부를 포기했다. 못 치더라도 즐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어제는 올해의 마지막 당구 모임에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