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리 3

태백산 야생화

기대하지 않았는데 태백산에서 마타리를 비롯한 많은 야생화를 만났다. 등산로 거의 전 구간에서 꽃들이 피어 있었다. 특히 천제단 아래는 화려한 가을 화원이었다. 봄의 태백산 야생화가 볼 만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가을도 그에 못지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힘들었어도 DSLR을 배낭에 넣었을 것이다.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건 투구꽃이었다. 전날 산책했던 함백산 자락도 그랬다. 너무 많아서 기이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이질풀이나 동자꽃을 아직 볼 수 있는 것도 신기했다. 거리가 먼 걸 빼고는 태백산은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산이다. 앞으로 찾을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겠다. 흰고려엉겅퀴 이질풀 투구꽃 수리취 산마늘 용담 동자꽃 물봉선 진범 미역취

꽃들의향기 2015.09.15

마타리(2)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그런데 이 양산 같이 생긴 노란 꽃이 뭐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한 웅큼을 꺾어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황순원의 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소녀가 말한 '양산 같이 생긴 노란 꽃'이 마타리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 주는 대표적인 꽃이다. 들판에서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마타리를 보면 가을이 가까이 왔음을 실감한다. 양평의 황순원문학촌에 '소나기마을'이 있다는데 거기도 지금쯤 마타리가 한창일까? 가 보고 싶다.

꽃들의향기 2012.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