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마타리(2)

샌. 2012. 9. 13. 08:52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그런데 이 양산 같이 생긴 노란 꽃이 뭐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한 웅큼을 꺾어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소녀가 말한 '양산 같이 생긴 노란 꽃'이 마타리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 주는 대표적인 꽃이다. 들판에서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마타리를 보면 가을이 가까이 왔음을 실감한다. 양평의 황순원문학촌에 '소나기마을'이 있다는데 거기도 지금쯤 마타리가 한창일까? 가 보고 싶다.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궁궁이의 입맞춤  (2) 2012.09.16
제비동자꽃  (0) 2012.09.15
흰진범  (0) 2012.09.13
가시엉겅퀴  (0) 2012.09.10
벌개미취  (0) 201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