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저는 투명인간인가 봅니다 바로 앞 바로 옆에 있어도 없는 듯이 여깁니다 불쾌하고 기분 나빠 '있다'고 '나'라고 주장하다가 지쳐 그만 성병(聲病)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로마 제국의 초기 그리스도교도처럼 순교(殉敎)를 영광과 환희로 맞았던 초기 기독교도처럼 명성을 영광과 환희로 맞이하고 싶은데 도저히 정복할 수 없어서 국교(國敎)로 삼아버린 로마제국처럼 제가 정복할 수 없는 명성(名聲)은 저의 종교가 되었나 봅니다 정복할 수도 정복될 수도 없는 성병에 걸려서 스스로를 얼마나 속이며 기만했으며 꿈과 성병을 구별하지 못했던가를 선망과 조롱으로 우습게 보았던 타인과 자신을 사람 본래로 보게 눈 열어주십시오 죽는 순간까지도 해방될 수 없다는 그 성병을 저만은 반드시 살아서 고쳐서 잘 살아보고 싶습니다 -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