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2

최후 / 이상

능금한알이추락하였다. 지구는부서질만큼상했다. 최후. 이미여하如何한정신도발아하지아니한다. - 최후 / 이상 조영남 씨 덕분에 이상 시를 모두 읽어 보았다. 그 기념으로 이상의 시 한 편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상 시는 초현실주의 회화처럼 난해하다. 도대체 왜 그렇게 어렵게 시를 쓰는지 아무리 이쁘게 봐주려 해도 고개가 갸웃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것이 천재와 범인의 차이란 말인가. 어찌 되었든 이것이 이상의 시 중에서 가장 짧다. 그리고 시어도 이상답지 않게 얌전하다. 그래도 뭔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능금한알이추락했다. 지구는부서질만큼상했다.'라는 구절은 멋있다. 아마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무슨 뜻인지 쉽게 간파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범한 말이라도 이상이 하면 어려워진다. 아니..

시읽는기쁨 2010.07.26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

조영남 씨를 가까이서 본 건 수 년 전 어느 종교 강연회장에서였다. 강연이 끝난 뒤 강사가 청중석에 있던 조영남 씨를 소개하며 소감 한 마디를 부탁했다. 그때 조영남 씨는 자신의 개신교 경력을 간단히 말한 뒤 개신교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피력했다. 당시 강연 주제도 그와 비슷한 것이었다. 그리고 조영남 씨가 자신은 기독교를 이미 졸업했다는 요지의 발언은 지금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다. 그 말이 당시에는 상당히 건방지게 들렸지만 지금은 자유주의자로서의 조영남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조영남 씨가 시인 이상의 시 해설서를 냈다. 제목이 이다. 아마 한자를 병기해야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상(李箱)은 이상(異常) 이상(以上)이었다. 조영남 씨는 책머리에서 왜 생뚱맞게 이상에 관한 책을 내는 이상한 일을 하..

읽고본느낌 2010.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