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보다가 중간쯤 읽고서야 여자인 걸 알고는 깜짝 놀랐다. 왜 당연히 남자라고 판단했던 것일까? 되돌아 생각해 보니 이 책은 지은이가 효소 재료를 채취하고 약초를 캐러 산을 돌아다닌 이야기니 응당 남자 일이라 여겼던 것 같다. 다른 하나는 글에 있었다. 소설가 김훈이 떠오르는 간결한 단문형 문체는 여성이 쓴 글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김담과 김훈, 외글자 이름도 닮았다. 누군가 생선가시 같다고 했던 이런 문체를 나는 좋아한다. 을 읽으면서 군더더기 없는 짧은 문장의 매력에 빠졌다. 특히 사투리가 어우러진 우리말이 감칠맛을 더했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들이다. "산뽕나무 아래서 이제 막 익기 시작한 녹두알만 한 오디들을 나뭇가지를 끌어 잡고 바로 입을 대고 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