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샀던 첫 카메라는 모델명이 '캐논 GⅢ'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형의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였는데 1970년대의 어느 해에 한 푼 두 푼 월급을 모아서 산 것이었다. 그 뒤로는 니콘의 SLR을 주로 사용했다. 마지막에 샀던 F3는 지금도 장롱속에서 잠자고 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필름카메라는 골동품이 되었다. 아날로그 시대에 비해 지금은 카메라 가격이 싸졌고 성능은 엄청나게 좋아졌다. 디지털에서는 필름값과 현상비도 들지 않는다. 찍은 사진은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될 뿐 아니라 SNS를 통해 전 세계 누구와도 공유할 수 있다.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그러나 디지털의 편리함으로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잊혀지는 건 아니다. 도리어 디지털의 경박함이 아날로그 시대를 더욱 그립게 한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