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계신 어머니는 굳이 태양초만을 고집하신다. 요즈음은 대부분 건조기를 사용해서 힘들게 햇볕으로 고추를 말리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어지간한 집에는 고추 건조기를 다 갖추고 있다. 뙤약볕 아래서 고추를 따는 일도 고되지만, 고추를 말리는 것도 보통 정성이 들어가는 게 아니다. 8월 한 달 내내 고추를 따고 말리는 과정이 반복된다. 올해의 불볕더위가 고추 말리는 데는 아주 제격이다. 비라도 며칠 내리면 고추는 불을 땐 방으로 모셔야 한다. 그러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고생도 그만큼 더 늘어난다. 고추를 말리는 데는 어머니만의 노하우가 있다. 바깥에서 말린 고추는 비닐하우스로 들어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온다. 그 타이밍은 감으로 판단하는데도 거의 완벽하다. 건조되어 바삭거리는 고추를 보면 작품이라 아니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