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17 2

남한산성행궁 느티나무

작년에 남한산성 행궁이 완전 복원되었다. 병자호란 시 인조가 피난했고, 그 뒤에도 여러 임금이 순행 때 묵어간 곳이다. 전에는 행궁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민가나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남한산성 호텔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행궁이 옛 모습을 되찾게 된 건 반가운 일이다. 행궁 주변에 보호수 느티나무가 두 그루 있다. 각각 300년, 400년 된 느티나무다. 나이로 볼 때 행궁의 역사와 함께하는 나무들이다. 둘 중에서 400년 된 느티나무는 줄기가 통째로 썩어서 보형재로 채워져 있고, 가지는 철제 지지대로 버텨 놓았다. 그래도 여름에 보는 나뭇잎만은 싱싱하다. 최근에 복원된 새 건물의 생뚱함을 이 고목들이 그나마 중화시켜 준다. 이 느티나무 그늘에 앉으니 1636년의 현장이 안타깝게 그려졌..

천년의나무 2013.08.17

논어[44]

선생님 말씀하시다. "진실로 사람 구실에 뜻을 두면 나쁜 짓은 못하느니라." 子曰 苟志於仁矣 無惡也 - 里仁 4 공자가 평생을 여일하게 지킨 삶의 뜻은 '사람 되기'[仁]였다. 공자가 강조한 공부의 목적도 거기에 있었다. 언젠가 자공이 마음속에 지닐 한 마디를 청했을 때 공자는 '서(恕)'라고 답하면서,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己所不欲 勿施於人]라고 했다. 사람 되기의 제일 원리가 이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진실로 사람 되기에 뜻을 두었다면 나쁜 짓은 할 수 없는 법이다. 또다시 학교와 공부를 돌아본다. 다들 공부 잘해 일류대학 나오고, 출세하려는 욕망만 가지고 있다. 사람 됨됨이는 꼬리로 밀렸다. 선생의 역할도 현실에 충실히 복무할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공부는 공해가 ..

삶의나침반 2013.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