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는 몰라 지금 산수유가 피었는지 북쪽 산기슭 진달래가 피었는지 뒤울안 회나무 가지 휘파람새가 울다 가는지 바퀴는 몰라 저 들판 노란 꾀꼬리가 왜 급히 날아가는지 바퀴는 모른다네 내가 우는지 마는지 누구를 어떻게 그리워하는지 마는지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고독한지 바퀴는 모른다네 바퀴는 몰라 하루 일 마치고 해질녘 막걸리 한 잔에 붉게 취해 돌아오는 원둑길 풀밭 다 먹은 점심 도시락 가방 베개 하여 시인도 눕고 선생도 눕고 추장도 누워 노을 지는 하늘에 검붉게 물든 새털구름 먼 허공에 눈길 던지며 입에는 삘기 하나 뽑아 물었을까 빙글빙글 토끼풀 하나 돌리고 있을까 하루해가 지는 저수지 길을 바퀴는 몰라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 너무 오래 달려오지 않았나 -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