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설적인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 1584~1645)에게 이런 일화가 전한다. 무사시가 당시의 최고 검객이었던 세키슈샤이에게 진검승부를 신청했다. 그러나 세키슈샤이는 감기 때문에 도전을 못 받아주는 대신 작약꽃을 칼로 베어 무사시에게 전했다. 꽃이 베어진 단면을 보고 무사시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나는 세키슈샤이 명인에게 이길 수 없다. 그야말로 내가 본 중에 최고의 검객이다." 그리고는 세키슈샤이의 상대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예를 갖춘 뒤 물러났다. 이 정도 되면 검술은 예술의 경지에 든 것이다. 고수는 고수가 알아본다든가, 꽃이 베어진 단면을 보고 상대의 실력을 알아보는 무사시도 고수다. 그는 검을 통해 선(禪)의 경지에 이르렀다. 무사시는 '칼로 싸우지만 마음으로 이긴다'라는 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