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1 2

구절초(4)

늦게서야 전북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에 있는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을 찾았다. 축제가 지난 뒤라 썰렁했지만 번잡하지 않아 오히려 좋았다. 꽃은 많이 시들었지만 워낙 규모가 커서 구절초가 자아내는 가을 분위기를 느끼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이곳은 산 전체에 구절초를 심어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들길을 가다가 만나게 되는 몇 송이 구절초가 아니다. 멀리서 보면 메밀꽃밭을 보는 것 같다. 맑고 청순한 구절초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이런 꽃밭에서는 풍성함에 비례하여 허전함도 커진다. 마치 지금과 같은 풍요의 시대에 찾아오는 정신의 허기 같은 것이다.

꽃들의향기 2013.10.21

하련리 느티나무

하련리는 전북 고창군 해리면사무소가 있는 마을이다. 하련리에서 청용산을 지나 선운사로 연결되는 옛길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을 뒤 산자락을 살폈으나 길을 찾지는 못했다. 길 흔적은 보였으나 사람 발길이 끊어진 탓인지 풀만 무성해서 들어설 용기를 내지 못했다. 이 느티나무는 하련리의 당산나무다. 정월 대보름이면 한 해의 액운을 물리쳐 줍시사고 이 나무에 기도했다고 한다. 여느 동네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그런 전통도 다 사라졌을 것이다. 수령은 300여 년이 되었고, 키는 20m, 줄기 둘레는 3.6m다.

천년의나무 2013.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