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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꽃풀

금오도를 걸으면서 이 층꽃풀을 자주 만났다. 산이나 바닷가에 무척 많이 피어 있었는데,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보랏빛 꽃이 가을과 잘 어울렸다. 층꽃풀은 중부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꽃이다. 꽃이 층층으로 피니까 층꽃풀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층꽃나무라고도 하는데 겨울에도 줄기가 죽지 않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는 나무라고 하는 게 맞는지 모른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걸 보니 생명력도 무척 강한 것 같다. 남도의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라 할 수 있다.

꽃들의향기 2013.10.12

식사법 / 김경미

콩나물처럼 끝까지 익힌 마음일 것 쌀알빛 고요 한 톨도 흘리지 말 것 인내 속 아무 설탕의 경지 없어도 묵묵히 다 먹을 것 고통, 식빵처럼 가장자리 떼어버리지 말 것 성실의 딱 한 가지 반찬만일 것 새삼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닌지 제명에나 못 죽는 건 아닌지 두려움과 후회의 돌들이 우두둑 깨물리곤 해도 그깟것 마저 다 낭비해버리고픈 멸치똥 같은 날들이어도 야채처럼 유순한 눈빛을 보다 많이 섭취할 것 생의 규칙적인 좌절에도 생선처럼 미끈하게 빠져나와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할 것 한 모금 식후 물처럼 또 한 번의 삶,을 잘 넘길 것 - 식사법 / 김경미 "밥 먹을 때는 말 하는 게 아니다." "음식 넘기는 소리도 내지 마라." 어릴 때 받았던 밥상머리 교육이었다. 그때는 열 명이나 되는 식..

시읽는기쁨 2013.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