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재 시인의 산문집이다. 제목이 특이해서 서가에서 뽑게 되었다. 바쁜 것이 게으르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다. 바쁘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살펴볼 겨를이 없다. 바쁜 세상에 맞추어 대부분 그렇게 산다. 바빠서 나를 돌아보고, 둘러보고, 내다볼 수가 없다.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나 비슷한 무엇이 정신없이 사는 것이다.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하지 못한다. 그런 뜻에서 나는 게으른 것이고, 이런 게으름은 부도덕하고 반인간적이다. 에 나오는 글은 산업 자본주의 문명의 반인간성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시인의 생태론과 자연주의에 대한 신념은 거의 신앙에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자신이 바라는 대로 행하지 못하는 반성도 곳곳에 보인다. 글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 시인의 담백한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