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8 2

추석 산행

집에 일이 생겨 추석인데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 지난주에 미리 성묘하고 어머니에게도 다녀왔다. 추석 차례를 거른 건 20년 전에 독일 연수를 가 있을 때를 빼고는 처음이다. 한가윗날 아침 식탁에는 아이들이 출가하기 전처럼 넷이 오붓하게 앉았다. 그러나 밝게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였다. 아침을 먹고는 혼자 배낭을 꾸려 남한산성으로 갔다. 차는 은고개에 주차하고 남한산성 한봉을 돌아오는 라운드 산행이었는데, 쓸쓸하고 외로운 심정으로 걷는 산길이었다. 산객 서너 명 정도만 만났다. 한 분은 지나치며 "명절이라 전부 고향 찾아가고 사람이 없네요"라며 씁쓰레 웃었다. 갈림길 쉼터에서는 바람이 시원했고, 동쪽으로는 유난히 하늘이 파랬다. 비틀린 자세로 서 있는 서어나무가 멋있어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집으로 돌..

사진속일상 2014.09.08

논어[101]

선생님 말씀하시다. "인격도 닦지 못하고 학문도 부실하며 옳은 일을 듣고도 행하지 못하고, 흠집을 고치지도 못하니, 그게 내 걱정이야." 子曰 德之不修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不善不能改 是吾憂也 - 述而 3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는 공자의 걱정이면서 우리 모두의 걱정이다. 공부의 목적은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인데 완성의 길은 멀다. 공자를 완전한 인격을 갖춘 성인(聖人)으로 보는 건 오해다. 그분 역시 인간의 한계에 대해 절망하고 근심했을 것이다. 다만, 마음을 닦고 옳은 일을 행하기 위해 애쓰는 호학정신(好學精神)에서 공자는 모범이 되는 분이다. 걱정한다는 건 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성찰하며 노력한다는 뜻이다. 흠집 하나 고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좋은 천성을 지키는 ..

삶의나침반 2014.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