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읽다가 만 소설인데 이번에는 아주 재미있게 완독했다. 젊었을 때는 이런 소설 읽기가 힘들었는가 보다. 무엇이건 때가 무르익어야 자연스레 된다. 에는 고향의 정경과 인정이 토속어와 함께 생생하게 살아 있다. 문체에서도 고전적인 향취가 난다. 사라져 간 고향과 사람들을 이만큼 서정적으로 묘사한 글도 만나기 어렵다. 글쓰기의 전범으로 삼아도 될 듯하다. 특히 충청도 지방의 사투리가 작품의 맛을 더한다. 자전적 소설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어휘를 구사하자면 많은 공부와 노력이 들었을 것 같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을 찾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의 집은 한산 이씨의 잘 나가는 양반이었다. 증조부는 상주목사를 지냈다. 그러나 육이오 전쟁을 겪으면서 집은 풍비박산이 났고, 작가의 정신적 지주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