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오후에 TV로 방영된 이 영화를 거실에서 편하게 보았다. 세 번째 보는 '닥터 지바고'다. 내 기억이 맞다면 처음 본 게 고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아마 학교에서 단체로 갔을 것이다. 그 뒤에 40대 때 다시 한 번 보았다. 같은 영화지만 나이에 따라 느끼는 점이 다르다. 고등학생일 때는 꽤 난해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시베리아 설원의 풍경에 감탄한 것 외에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40대 때는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 이야기에 마음이 기울었다. 아내 토냐에 대한 연민도 컸다. 그런데 60대가 되어 보는 '닥터 지바고'는 혁명과 시대의 격류에 휩쓸린 인간 군상들의 모습에 시선이 갔다. 모든 인물들의 비중이 거의 대등하게 다가왔다. '닥터 지바고'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인물 묘사가 뛰어난 영화다.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