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하순부터 집과 병원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다 보니 가까이하게 된 게 야구 보기다. 책도 옆에 두었지만 손이 가지는 않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소설책을 구하기 위해 신경 쓰기도 싫었다. 그러다 보니 야구 중계를 보는 재미에 빠졌다. 서너 시간은 시름을 잊고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1982년에 프로야구가 출범했을 때는 나도 팬이었다. 군사 독재 정권이 우민화 정책으로 시작했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지만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응원한 팀은 'MBC 청룡'이었고 김재박 선수를 좋아했다. 잠실 야구장에도 직접 구경하러 갔고, 운동장에서 선수가 던져주는 사인볼을 받기도 했다. 승부에 연연한 결과 응원하는 팀이 지면 속이 상해 성질을 부리다가 아내한테 지청구를 듣는 건 다반사였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