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에 비해 어머니와 작은고모를 모시고 울산의 큰고모를 찾아뵙고 왔다. 큰고모의 연세가 아흔, 어머니는 여든 다섯, 작은고모는 여든 하나시다. 거동이 불편한 큰고모는 딸 집에서 요양하고 계신다. 어릴 때 나는 작은고모 등에 업혀 컸다. 유년의 최초 기억도 고모의 등과 관련이 있다. 그 고모가 경주에 한 번도 못 가봤다고 해서 올라오는 길에 불국사에 들렀다. 고모에게 불국사 소감을 물으니 이렇게 답했다. "이름값에 비해 볼 건 별로 없네." 사진속일상 201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