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된 손자는 이제 기어 다니기 시작한다. 가만히 보면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는 게 아니고 작은 몸이 나아가는 목표가 있다. 시선을 사로잡는 대상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기의 눈이 꽂히는 것은 장난감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TV 리모컨 같은 전자기기라는 게 신기하다. 특히 리모컨만 보면 먹이를 발견한 매의 눈이 된다. 몸이 굳어지고 돌진한 태세를 갖춘다. 희한하다. 검은 직사각형 플라스틱 막대기의 무엇이 아기를 사로잡는지 모르겠다. 요사이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 기기에 익숙해지는가 보다. 손주를 지켜보면서 인간이 동물과 다른 특징이 호기심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일부 영장류의 새끼도 주변에 호기심을 가지지만 인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아기의 눈은 세세하게 주위를 스캔하는 카메라 같다. 낯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