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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어 떨어질 때까지 / 정현종

기다린다, 익어 떨어질 때까지, 만사가 익어 떨어질 때까지, (될성부른가) 노래든 사귐이든, 무슨 작은 발성(發聲)이라도 때가 올 때까지, (게으름 아닌가) 익어 떨어질 때까지, - 익어 떨어질 때까지 / 정현종 늘그막이 되어 좋은 점은 느긋이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다. 되면 좋고, 안 되어도 그만이다.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과실나무가 있는 것은 꼭 익은 과실을 얻기 위함은 아니다. 잎도 좋고, 꽃도 좋고, 새파랗게 달리는 열매도 좋다. 그리고 달콤한 맛도 보게 될 것이다. 기다리지 않아도 언젠가는 온다. 그것이 제대로 익는 것이다.

시읽는기쁨 2015.07.17

서울둘레길 걷기(9)

서울둘레길 4-2코스는 양재시민의숲에서 출발하여 관악산 입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우면산 자락을 따라간다. 북상하는 태풍 낭카의 영향으로 바람 시원한 날이다. 우면산 높이 정도면 정상을 통과하는 것도 괜찮을 법 하건만 둘레길은 산의 아랫 부분을 따라 지나간다. 다른 구간보다 오르내림이 좀 있다. 숲을 지나는 길이라 여름의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어 좋다. 길가에는 홑왕원추리가 한창이다. 3월부터 걸은 걸음이 이번으로 둘레길 반을 주파했다. 일 년에 완주하는 목표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남쪽을 돌 때는 걷기를 마친 후 양재동에서 치킨에 생맥주를 한 후 당구를 치는 게 정해진 순서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면 밤 10시가 된다. 서울둘레길 걷는 날은 신나게 노는 날이다. * 걸은 시간: 3시간(10:00~..

사진속일상 201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