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는 은현리 산골에 별을 보러 가는 천문학교가 있다. 은현리 천문학교에서 나는 별반 담임선생님. 가난한 우리 반 교실에는 천체망원경이나 천리경은 없다. 그러나 어두워지기 전부터 칠판을 깨끗이 닦아놓는 착한 하늘이 있고, 일찍 등교해서 교실 유리창을 닦는 예쁜 초저녁별이 있다. 덜커덩 덜커덩 은하열차를 타고 제 별자리를 찾아오는 북두칠성 같은 덩치 큰 별들이 있고, 먼 광년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느라 숨을 헐떡이는 별도 있다. 오래 전 나도 별과 같은 학생이었다. 그 때의 우리들처럼 별들도 여간 말썽꾸러기가 아니다. 내가 출석을 부르는 사이 슬쩍 자리를 바꾸어 앉는 개구쟁이별이 있고, 시간시간 붉은 옷 노란 옷으로 갈아입는 멋쟁이별도 있다. 그러나 나는 별들을 야단치지 않는다. 혹시 별이 울어 버릴까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