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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257]

자로가 석문에서 쉴 때 문지기가 물었다. "어디서 왔나?" 자로가 대답했다. "공 선생에게서다." "저 안 될 줄 뻔히 알면서도 해 보겠다는 사람말인가?" 子路 宿於石門 晨門曰 奚自 子路曰 自孔氏 曰 是知其不可 而爲之者與 - 憲問 26 짧은 대화지만 공자에 대한 당시 평가가 어땠는지 알 수 있다. '안 될 줄 뻔히 알면서도 해 보겠다는 사람'이라는 말에는 공자의 끈질긴 현실 참여 의지가 보인다. 그러나 공자의 주장은 당대 권력자들에게 뜬구름 잡는 얘기로 들렸을 수 있다. 그래도 공자는 자신의 이상을 포기하지 않았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으면서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공자의 고군분투는 다수에게는 비아냥거리였는지 모른다. 그런 걸 무시하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 데 공자의 위대함이 있다.

삶의나침반 2017.10.09

몇 평생 다시 살으라네 / 이오덕

밤낮 침대에 누워 있자니 등뼈가 아파서 견딜 수 없다. 그래도 낮에는 정우가 안아서 잠시라도 앉아 있지만 밤에는 누워서 꼼짝 못 한다. 수건을 등뼈 양쪽 깔아 달라 해서 겨우 견디는데 이번에는 발뒤꿈치조차 아프다. 그래도 꼼짝 못 한다. 이건 아주 관 속에 들어가 있는 산 송장이다. 정말 밤마다 나는 관 속에 들어가 생매장되어 있다가 아침이면 살아난다. 죽었다가 살아나고 또 죽었다가 살아나고 고것 참 재미있구나. 하루가 새 세상 새 한평생 앞으로 내가 몇 평생 살는지 고것 참 오래 살게 되었네. - 몇 평생 다시 살으라네 / 이오덕 2003년 8월 20일에 쓴 선생의 마지막 시다. 그로부터 닷새 뒤인 8월 20일 새벽에 선생은 숨을 거두었다. 8월 14일에 암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선생은 검사도..

시읽는기쁨 2017.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