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이 있는 산이지만 아내와 함께 한 건 처음이다. 이만큼이나마 걸을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다. 나도 여름에는 거의 산에 들지 못했다. 다리는 무겁고, 숨은 차고 헉헉댔다. 몸은 예민하다. 산에 적응되어 있자면 꾸준한 산행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한다. 경안교에서 산 능선을 타고 마름산을 거쳐 백마산을 찍은 뒤, 초월역으로 내려왔다. 휴일인데도 백마산은 호젓할 뿐이다. 서울에서 떨어져 사는 이점이 이런 데 있다. 가을 드는 산길을 자분자분 잘 걸었다. 산에서 내려다보이는 광주시 교외 지역이 많이 변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어느덧 7년째다. 삭막해서 어찌 살까 싶었는데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어느 곳이나 나름의 장점이 있다. 원래 생각은 5년 정도 살고 더 시골로 내려갈까 했는데, 지금은 떠날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