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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땅

임철우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이렇게 묵직한 글을 읽어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마치 러시아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컴컴한 동굴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다. 은 임철우 작가의 단편집이다. '아버지의 땅'을 비롯해 11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임철우는 주제 의식이 뚜렷한 작가다. 전쟁과 이데올로기, 그리고 체제의 폭력성을 고발하며 인간 존재의 심연을 파헤친다. 둔중하지만 여운이 긴 울림이 있다. 내용은 어둡지만 문체는 간결하고 짜임새가 치밀하다. 단편소설의 전범을 보는 것 같다. 작품 중에서는 '그들의 새벽'과 '사평역'에 호감이 간다. '그들의 새벽'은 거대 폭력에 굴복하며 보신에만 몰두하는 우리들 소시민을 비유적으로 그린다. 이런 태도는 군화 발자국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발견된다. 예를 들면, 미세먼지에..

읽고본느낌 2017.10.16

논어[258]

선생님이 위나라에서 경쇠를 치고 있을 때 바구니를 들어 메고 공 선생 집 앞을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마음이 있나 보다! 경쇠 치는 것을 보니!" 얼마쯤 있다가 "비루하군! 땡땡거리는 소리가! 몰라주면 그만두면 그만이지.깊으면 잠방이로 얕으면 걷어올리지." 선생님 말씀하시다. "과연 그렇군! 따질 수도 없는 말이다." 子 擊磬於衛 有荷궤而過孔氏之門者 曰 有心哉 擊磬乎 旣而曰鄙哉 갱갱乎 莫己知也 斯已而已矣 深則려 淺則揭 子曰 果哉 末之難矣 - 憲問 27 공자의 경쇠 소리를 듣고 마음을 알아보는 사람도 대단하다. 이 사람은 공자와는 결이 다른 은둔형이다. 이 사람이 볼 때 공자의 처신은 못마땅하다. 굳이 현실에 참여하여 세상을 바꾸려 애쓰는 게 가련하게 보였을 수 있다. 공자도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이 다..

삶의나침반 2017.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