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이면 강릉에 갈 수 있으니 동해도 하루 나들잇길로 넉넉하다. 바람이나 쐬고 오자는데 의견이 일치되어 아내와 같이 동쪽으로 떠났다. 개인적으로는 오죽헌의 율곡매를 보고 싶었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에는 휴관한다는 걸 뒤에서야 알았다.
점심은 강릉 시내에서 친구가 추천해 준 '섭과 물망치' 식당에서 물망치매운탕을 맛있게 먹었다. 소문대로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했다. 그리고 안목 해변에 나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았다. 역시 동해는 장쾌하게 터진 전망과 맑고 깨끗한 바닷물이 장점이다. '안목 할리스'에는 평일인데도 창가 자리 잡기가 어려웠다.
오랜만에 경포대에도 올랐다. 경포대 하면 해수욕장이나 경포호만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 경포대는 이 정자다. 지금은 주변 경치가 어수선해서 옛 정취를 감으로만 느낄 뿐이다. 정자 안쪽에 율곡이 쓴 시가 걸려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찾지를 못했다.
경포호 산책길에 허난설헌 생가터가 있어 들렀다. 번듯한 한옥이 있는데 난설헌과는 관계가 없다. 이 부근에 난설헌 집이 있었다는 의미만으로도 나에게는 느낌이 남다르다. 집 뒤안 화단에는 현호색이 피어 있었다.
경포호를 산책하는데 서쪽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순환 산책로를 따라 수양벚나무가 많았다. 4월 초 벚꽃 필 때 다시 찾아오자고 약속했다.
11시에 집을 떠나 물망치매운탕으로 점심 먹고, 안목 해변에서 바다 구경하고 커피 마시고, 경포대와 뒷 산길 산책하고, 경포호 길을 걷고, 알차게 하루를 보냈다. 집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되었다. 오랜만의 바깥나들이에 몸과 정신이 묵은 때를 벗긴 듯 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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