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전주에 오면 덕진공원은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올해는 공원을 재정비해서 훨씬 깔끔해졌고, 연꽃도 더욱 탐스럽게 피어났다. 때를 잘 맞추었는지 이제까지 본 덕진공원 연꽃 중에서 올해가 제일 화려했다.
이곳은 500여 년 전부터 넓은 늪이 있어 연당(蓮塘)의 향기가 감쌌으며 단오절이면 각지에서 아낙네들이 모여들어 머리를 감으며 즐기는 유서 깊은 경승지였다고 한다. 현대적인 공원으로 조성된 건 1974년이었다. 내가 처음 덕진공원에 간 때가 1980년이었는데 호수를 가로지르는 현수교와 정자가 있었다. 뱃놀이를 하는 오리 배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넓은 호수 대부분이 연꽃으로 덮여 있다.
정오가 되니 너무 뜨거워서 구경 나온 사람들도 줄어들었다. 손주는 한 바퀴를 돌더니 시원한 아이스크림만 찾는다. 그런데 공원 안에는 매점이 없다. 거리에 쓰레기통이 사라진 것과 비슷한 맥락일까, 정결도 좋지만 시민의 편의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