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손주와 2박3일 여행(1)

샌. 2023. 2. 25. 09:36

어렵게 시간이 났다. 손주가 방학중이어도 함께 여행을 갈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2박 동안 숙소는 경주에 정해두고 포항, 울산 등을 겸하여 돌아보기로 했다.

 

출발 전에 손주에게 뭘 제일 먹고 싶으냐니까 대뜸 대게를 말한다. 경주로 가는 길에 일차로 영덕에 들렀다.

 

 

음식점에서 대게 코스를 시켰는데 세 마리(홍게 포함)에 30만 원이었다. 대게 요리 전후에 회와 탕이 나왔지만 금액에 비해서는 가성비가 떨어졌다. 그래도 손주가 맛나게 먹는 것을 보니 흐뭇했다. '마른논에 물 들어가는 것과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모습이 제일 보기 좋다'는 옛말 그대로였다. 더구나 자식보다 더 귀여운 손주가 아닌가.

 

영덕 삼사공원 해상산책로에는 살짝 실망하고, 바다를 끼고 내려가다가 장사 해안을 잠깐 산책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추웠다.

 

 

포항 환호공원에 있는 스페이스 워크를 손주와 걸었다. 멋모르고 따라나선 손주는 높은 곳에 올라가니 무서워했다. 아내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재미있게 만들어 놓은 계단식 구조물이었다.

 

 

공원 높은 곳에 스케이스 워크가 있어서 포항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어둑해질 무렵 경주 한화리조트에 도착했다. 취사 시설이 있어 점심을 제외하고는 여기서 아침과 저녁 식사를 해결했다. 밖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좋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출을 보기 위해 감포 바다까지 나가는 걸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그것도 귀찮고 힘들어졌다. 나이가 들었다는 걸 실감한다.

 

둘째 날은 먼저 양산에 있는 통도사(通度寺)를 찾았다. 홍매를 보기 위해서였다.

 

 

나로서는 이번 여행의 중심에 통도사 홍매가 있었다. 화엄사 홍매가 워낙 각인되어 있어 통도사 홍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때가 맞지 않아선지 붉은 색깔이 선연하지 못했다.

 

 

통도사에서 가까운 살티공소에도 들렀다. 아늑한 산골 마을에 자리한 유서 깊은 교당(敎堂)이었다.

 

 

다음에는 울산 태화강으로 가서 십리대숲길을 걸었다. '태화강 국가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특히 잘 가꾼 대나무숲이 규모나 아름다움에서 최고였다. 그런데 강가에 있는 관계로 비가 오면 쉽게 물에 잠길 것 같다. 관리하는 데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염려가 된다.

 

 

한 편에는 대나무 줄기에 글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손주는 이렇게 썼다.

"할머니 할아버지 함께 즐거운 추억 보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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