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연휴의 끝, 맑고 바람 좋은 5월의 첫날이었다. 오랜만에 뒷산에 오르지만 발걸음이 가벼웠다. 지금은 신록(新綠)을 지나 성록(盛綠)의 계절을 앞두고 있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도 여름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런 날은 내 마음도 하늘 높이 올라가는 풍선이 된다. 하늘 높은 데서 지상을 내려다보면 그저 아름답기만 한 지구별이 아닐까. 안녕, 하고 손을 흔들며 끝없이 끝없이 올라가보고 싶다.
꽃들은 서로 화내지 않겠지
향기로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싸우지 않겠지
예쁘게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미워하지 않겠지
사랑만 하니까
비가 오면 함께 젖고
바람 불면 함께 흔들리며
어울려 피는 기쁨으로 웃기만 하네
다불어 사는 행복으로 즐겁기만 하네
꽃을 보고도 못 보는 사람이여
한철 피었다 지는 꽃들도
그렇게 살다 간다네
그렇게 아름답게 살다 간다네
- 5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오늘은 노동절 휴일이라 산을 찾은 사람이 꽤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한두 사람 만날까 말까 한데 오늘은 열대여섯 명이나 되었다. 특이했던 점은 오늘 산길에서는 맨발로 걷는 사람이 자주 눈에 띄었다. 전에 없던 일이라 신기해서 숫자까지 세었는데 여덟명이나 되었다. 거의 반 가량이 맨발 걸음이었다.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이지? TV에 맨발 걷기가 몸에 좋다고 나오기라도 했던 걸까.
어찌 되었든 뒷산은 맨발로 걷기에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보드라운 흙길이 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경사가 급한 구간도 없다. 알려지지 않은 명품 길이다. 나로서는 앞으로도 그러하기를, 그래서 조용한 산길로 남기를 바라지만, 너무 속 좁은 생각일지 몰라 머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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