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 있는 생태마을에 아내와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정식 명칭은 '성필립보 생태마을'이다. 천주교 수원교구에서 운영하는 환경 생태 농원으로 황창연 신부님이 담당하고 계신다. 친환경 농사를 지으면서 신자들을 위한 피정 시설도 있다. 아내가 생태마을 회원이어서 신청한 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생태마을은 예상했던 대로 규모가 상당했다. 생태마을의 주 생산품은 우리 콩으로 만드는 간장, 된장, 청국장 가루다. 참나무 장작으로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황토방에서 발효시킨다. 생태마을에는 300개의 장독이 있다.
생태마을 옆으로 평창강이 흐른다. 생태마을을 조성하기까지 애쓴 여러 분들의 노고를 생각한다.
휴식과 힐링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방은 두 명씩 사용한다. 이번에는 여덟 명이 참가했는데 남자는 나 혼자였다.
첫날에 나눔의 시간과 저녁 미사가 있다. 참여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자신을 돌아보는 조용한 개인 피정에 주안점을 두는 것 같다.
둘째 날은 온전한 자유시간이다. 아내와 매화마을 녹색길을 걸었다. 생태마을에서 바로 연결된다.
산과 강을 통과하는 길이 다소곳하니 좋았다. 한 바퀴 도는데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연 이틀 비가 내리다가 낮부터 그쳤다.
바위 절벽을 품고 있는 강 풍경에 감탄하며 걸었다. 아침에 나올 때 비가 내려서 걸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만약 방에만 머물렀다면 크게 아쉬웠을 뻔했다.
평창강 바위 절벽 위에 아양정(娥洋亭)이 있다. 조선 선조 17년(1580)에 지방의 유생 대표였던 지대명 등이 세웠다고 전해진다. 당시 선비들이 당쟁을 피해 시를 읊은 장소였고, 임진왜란 때는 의병을 모집하기 위한 연락처로 삼았다고 한다.
산길에서는 야생화들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생태마을은 평창 지역 외 다른 곳으로도 확장되어 가는 중이다. 건강을 지키면서 농민도 살리는 운동을 종교가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 식당에서 만난 생태마을의 젊은이들이 활달하면서 건강해 보였다.
목적지는 생태마을이었지만 오가는 길에 간현관광지와 바위공원에 들렀다. 생태마을로 가는 길에 강변 산책을 위해 찾은 원주 간현관광지는 몇 년 사이에 새로운 시설이 여럿 들어섰다. 전에는 출렁다리만 있었는데 잔도, 스카이타워, 울렁다리 등이 만들어졌다. 아직 공사중인 곳도 있다. 비가 내려서인지 찾은 사람은 적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평창 바위공원에 들렀다. 길을 지나다가 안내 표지판을 보고 우연히 가 본 곳이었다. 휴식하기 좋도록 깔끔하게 조성해 놓은 공원이었다. 특히 강 양편으로 난 산책로가 마음에 들었다. 걷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일단 진정시켰다.
궂은 날씨였지만 이틀 동안 바깥 바람을 잘 쐬고 돌아왔다. 생태마을을 궁금해 한 아내 소원도 풀었다. 좁은 땅덩어리지만 갈 만한 데는 참 많다. 자주 나들이를 해야겠다. 바깥나들이를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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