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동네 봄꽃 산책

샌. 2023. 4. 19. 16:03

어제 비 내린 뒤 대기가 깨끗해지면서 화창한 봄날이 열렸다. 그간 궂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오랜만에 환한 햇살이 반짝이는 날씨다. 아침 식사를 하고 동네 봄꽃 산책을 나선다.

 

동네 뒤편에 복숭아 과수원이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복사꽃이 화사하다.

 

 

어느 집 정원에 핀 겹벚꽃이 눈길을 끈다. 마침 집 현관을 나오는 주인에게 양해를 얻고 들어가 나무 가까이에서 꽃을 감상하다. 눈부시게 고운 색깔이다. 정확한 이름은 왕겹벚꽃이라고 알려준다.

 

 

옆에 진홍색 꽃이 있어 물어보니 복숭아와 벚나무를 접 붙인 나무라고 한다. 사실인지 의아할 정도로 둘과는 느낌이 전혀 다른 꽃이다. 집에 와서 자료를 찾아보니 만첩홍도(꽃복숭아)인 것 같다.

 

 

이건 꽃사과겠지.

 

 

꽃잔디 색깔도 화려하고,

 

 

향기에 이끌려 가 보니 수수꽃다리가 반긴다.

 

 

박태기나무꽃

 

 

철쭉

 

 

동네 안쪽에 아담한 절이 있다. 정갈하고 조용해서 들어갈 때마다 조심스럽다. 한 건물에는 '명전성원(茗田禪院)'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절 안에 피어 있는 꽃은 황매화, 돌단풍, 금낭화, 수양매화다.

 

 

마을 끝에서 길은 뒷산으로 이어진다.

 

 

고개 들어 올려다 보이는 봄의 나뭇잎 색깔도 꽃만큼 곱다.

 

 

텃밭에서 오늘의 산책을 마치다. 두 주 전에 심은 씨감자 싹이 이제 하나둘씩 솟아 올라오고 있다.

 

 

한강단톡방에서 한 친구가 이해인의 시 한 편을 올렸다.

 

 

꽃 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맘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적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두 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 사월의 시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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