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스웨덴 한림원은 작가의 '시적 산문'을 한 이유로 꼽았다. 시적 산문이라는 특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이 이 작품 이 아닐까 싶다. 은 2016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과연 을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소설이기보다는 시 같고 수필 같은 작품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플롯도 분명하지 않다. 기존 소설과는 다른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같은 거부감도 들지 않은, 제목대로 하얀 도화지를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작품이다. 마침 첫눈이 내리는 날 이 소설을 읽었다. 눈을 떼고 창밖을 보면 하얀 눈이 대지를 소복하게 덮고 있었다. 책과 잘 어울리는 날씨였다. 은 작가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지낼 때 쓴 소설이다. 2차세계대전 때 폐허가 되었던 도시의 흔적을 보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