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촉촉이 내린 터라 산길 걷기가 최상일 터였다. 오랜만에 백마산 등산을 할 요량으로 김밥 도시락까지 챙겨 집을 나섰다. 그런데 버스가 오지 않는 것이었다. 버스 안내 시스템에도 다음 버스 소식이 뜨지 않았다. 30분이 지나서 기다리는 걸 포기하고 가까운 뒷산으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정류장의 다른 사람들도 자리를 떴다. 최근에 읽은 에 보면 운명의 장난에 희롱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무리 계획을 세운들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돌발 상황이 생겨 넘어지기도 한다. 마치 돌부리에 걸려 쓰러지듯이. 오늘 같은 경우는 일상의 사소한 해프닝이지만 인생의 행로가 바뀌는 터닝포인트도 있다. 인생은 어쩔 수 없음의 연속인 것 같다. 의도치 않게 접어든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