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서로가 과하다고 느낀다. 아내는 지나쳐서 과(過)하고, 나는 모자라서 과(寡)하다. 아내는 바깥 활동이 많고, 나는 집에 머무는 날이 많다. 아내는 건강에 관심이 많으며 부지런하다. 내 활동량의 서너 배는 될 것이다. 하루에 1만 보 이상 걷는데, 2만 보를 찍는 날도 가끔 있다. 나는 매일을 평균하면 2천 보쯤 될까.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경고한다. 나는 아내에게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심한 움직임은 해가 된다고 말한다. 반대로 아내는 내 게으름을 탓하며 나무늘보가 되지 말라고 한다. 오전에 아내는 뒷산에 가서 맨발 걷기를 하고 왔다. 나는 집안에서 빈둥거리다가 아내의 등쌀에 못 이겨 밖으로 쫓기듯 나왔다. 정처 없이 나왔다가 마을을 지나 뒷산을 걸치고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뒷산은 산모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