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5월 끝날에 뒷산 한 바퀴

샌. 2022. 6. 1. 10:25

5월 끝날에 뒷산 한 바퀴를 돌았다. 맑고 바람 선선한 날이었다.

 

 

"좋다!"

산길을 걸을 때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이다. 어제저녁에는 남파랑 걷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중학 동기 S, 설악산 공룡능선을 타고 온 지인 G와 통화를 했다. 둘 다 대단한 체력을 가진 사람들이라 존경스러운 마음에 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나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친구들이다.

 

지금의 뒷산길에서는 S도 G도 부럽지 않다. 성취감이 없는 자족이 오히려 더 풍요롭다. 나뭇잎을 흔들며 지나가는 숲의 향기를 전해주고, 옆에 찾아온 새가 노래를 불러준다. 내 마음도 봄의 숲만큼 부풀어 오른다.

 

 

머리 위에서 노래를 불러주는 새를 겨우 찾았다. 나무와 같은 보호색이어서 움직이지 않았다면 찾지 못했을 것이다. 확실하진 않으나 쇠딱따구리로 보인다. 

 

 

산길샘으로 뒷산을 한 바퀴 도는 거리를 체크해 보니 6.9km다. 휴식 시간 30분 포함하여 2시간 26분이 걸렸다. 오늘은 좀 빨리 걸은 셈이었다. 뒷산 높이는 370m로 나온다. 등산이 아니고 유산(遊山)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오늘도 산에 있는 동안 딱 두 사람과만 마주쳤다.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많지만 더 나 자신 속으로 숨고 싶을 때 나는 뒷산을 찾는다. 뒷산은 내 삶의 'sweet spot'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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