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기간인데 비를 기다리다니 괴이하다. 고향에 전화를 했더니 너무 가물어서 밭농사를 망쳤다고 한다. 이제는 장마라는 개념을 버려야 한다지만 기분이 착잡한 것은 어찌할 수 없다. 겨울의 삼한사온이 사라졌듯 뭔가 허전하다. 마른장마 중에 경안천을 걸으러 나갔다.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 있는 전형적인 여름 날씨였다. 경안천 물은 무척 탁하다. 이 역시 비가 부족한 탓이다. 백로 한 마리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분주히 쫓아다녔다. 아직은 솜씨가 서툴러 보였다. 경안천변에 세워지고 있는 종합운동장은 골조가 거의 완성되었다. 내년에 이곳에서 경기도민 체전이 열릴 것이다. 오후에 들어 먹구름이 밀려오더니 집에 돌아올 때는 비가 쏟아졌다. 반가운 비였다. 다행히 금주는 계속 비 소식이 예보되어 있다. 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