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회의 이번달 걷기는 청계산 진달래능선이었다. 진달래가 피는 때에 맞추었더라면 금상첨화였겠으나 꽃이 나오기 전 이른 봄의 산도 좋았다. 산길에서는 봄이 오는 소식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청계산역 2번 출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원터골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원터골 계곡에서는 얼음 녹은 물이 봄을 재촉하듯 재잘거렸다.
진달래능선을 따라 옥녀봉으로 올라간다. 약간의 황사가 있었으나 크게 개의할 정도는 아니었다.
진달래는 긴 겨울잠에서 이제 막 깨어나려 하고 있었다. 4월 초가 되면 이 길은 분홍색 꽃물결로 일렁이리라.
유일하게 생강나무꽃이 샛노란 봉오리를 선보이고 있었다.
진달래능선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의 모습이다. 먼 시야는 흐릿했다.
친구들은 중턱까지 오르더니 못 가겠다며 다들 쉼터에서 주저앉았다. 나 혼자 옥녀봉에 다녀왔다. 못 걸을 상태라기보다는 의욕이 없는 탓이다.
원터골 식당가에 있는 '동지섣달 꽃 본 듯이'라는 음식점에서 여러 종류의 부침개, 동동주와 함께 정담을 나누었다. 음식점 분위기와 맛에 만족했다. 4월에는 백운호수, 5월에는 문경새재를 가기로 했다.
우리 동네 길섶에도 개불알풀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친구들이 걷기를 일찍 거둬들이는 바람에 등산 계획은 틀어졌지만, 산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보는 시간이 넉넉했던 산길이었다. 오랜만에 등산화를 신으니 옛날로 돌아간 듯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올랐다. 산의 부름을 외면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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