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3월의 풍성한 눈

샌. 2025. 3. 18. 11:07

3월 하순으로 접어드는데 한겨울 같은 눈이 내렸다. 어젯밤에 대설 특보가 내리고 아침까지 계속되다가 그쳤다. 습기를 머금은 무거운 눈에 소나무 가지가 부러질 듯 휘청인다. 오후에는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나와 있으니 곧 작별을 해야 할 마지막 눈일 듯싶다.

 

 

올 겨울은 눈이 많았다. 농경사회에서 눈은 풍년을 약속하는 반가운 존재였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공휴일이 되는 나라도 있다. 얼마나 낭만적이면 이런 기념일도 있을까.   

 

 

어제는 수서에서 면목회 모임이 있었다. 점심을 먹고 차를 나누며 40여 년 전의 옛이야기에 젖었다. 각자가 소환하는 얼굴들에서 갖가지 추억들이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지금은 다들 어떻게 지낼까 궁금해지기도 하면서 인간 사이에 맺어지는 인연과 우연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다. 눈은 곧 형체를 잃고 사라지겠지만 우리는 어디로 갔는지 의아해하지 않는다. 가는 것이나 오는 것이나 다르지 않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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