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평사리 최참판댁

샌. 2025. 4. 2. 13:44

소설 <토지> 20권 읽기를 마쳤다. 작년 12월 중순에 시작했으니 넉 달 가까이 걸렸다. 대하소설은 호흡이 긴 책 읽기다. 다 읽고 나니 소설의 무대가 된 하동 평사리의 최참판댁에 가 보고 싶었다. 9년 전에 간 적이 있지만 그때는 건성으로 본 터였다.

 

평사리에서도 제일 높은 곳에 소설 내용에 맞게 최참판댁을 만들어 놓았다. 마당에는 책을 읽는 최치수의 동상이 있다. 최참판은 최치수의 할아버지다.

 

 

당주인 최치수가 살았던 사랑채다.

 

 

중문채는 집안 살림을 관장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희의 거처였던 별당이다. 서희가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 곳이라 왠지 모르게 쓸쓸함이 깃들어 있다. 

 

 

집 뒤에 있는 사당. 마을 폭동이 일어난 날 조준구는 사당 마룻장 밑에 숨어 목숨을 구한다. 서희가 간도로 떠나면서 조상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며 조준구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곳이기도 하다.

 

 

안채 뒤의 장독대.

 

 

최참판댁 주변에는 드라마 세트장으로 쓰였던 초가집들이 있다. 

 

 

최참판댁 옆에 박경리문학관이 있다. 원주, 통영, 그리고 이곳 문학관을 모두 들러본 셈이다.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원형으로 배치해 놓은 관계도가 좋았다. <토지>을 읽으면 인물들이 헷갈리기 쉬운데 이 표가 있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설 속 인물들을 그린 그림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가진 이미지와 그림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가운데의 서희 양쪽에 최치수와 길상이 있다. 

 

뒷줄 -- 강포수, 귀녀, 이상현, 임명희, 봉순, 송관수, 조준구, 오가타

가운데줄 -- 우관, 김훈장, 이용, 임이네, 최치수, 서희, 김길상, 별당아씨, 김환, 윤씨부인, 이상의

앞줄 -- 공월선, 주갑

 

 

평사리 앞에는 넓은 악양 벌판이 펼쳐져 있고, 그 옆으로는 섬진강이 흐른다. 소설에는 주민들이 돛배를 타고 섬진강을 오르내리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불쌍한 봉순이는 이 섬진강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고 만다.

 

 

한 많은 세월을 살았던 수많은 민초들을 생각한다. 시절이 바뀌었으나 인간 세상에서는 비슷한 사연들이 반복되어 오지 않았던가.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학관에서 본 박경리 선생의 글 한 편을 옮긴다.

 

목에 힘주다 보면

문틀에 머리 부딪쳐 혹이 생긴다

우리는 아픈 생각만 하지

혹 생긴 연유를 모르고

인생을 깨닫지 못한다

 

낮추어도 낮추어도

우리는 죄가 많다

뽐내어 본들 徒勞無益

時間이 너무 아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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