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6 3

고향 복사꽃

고향 마을 뒤에 복숭아 과수원이 있다. 초등 1년 선배인 이웃 형이 가꾸는 과수원이다. 형은 밭을 일구어 직접 묘목을 심고 이 과수원을 가꾸었다. 지금 과수원 복숭아나무에는 분홍색 복사꽃이 활짝 폈다. 그런데 정작 주인은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다. 올해는 복숭아 농사를 하지 못할 것 같다. 어쩌면 복숭아나무를 캐내야 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들린다. 주인이 아프거나 말거나 복숭아나무는 때가 되니 도발적인 색깔로 꽃을 피웠다. 얼마 뒤에 다가올 자신의 운명이 어떤지도 모를 것이다. 오늘이 내가 볼 복숭아 과수원의 마지막 봄이 될지 모르겠다. 하물며 주인의 심정은 어떠할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꽃들의향기 14:13:25

청풍호 벚꽃

고향에 내려가던 길에 단양 상방리의 청풍호변에서 만난 벚꽃이다. 벚꽃 축제장인 청풍문화재단지 주변은 너무 어수선해서 그냥 지나쳤는데 청풍호의 거의 끝 지점인 이곳에서 멋진 벚꽃 가로수를 만났다. 찾은 사람들도 적어 조용한 가운데 벚꽃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갈수기라 호수 물이 빠진 상태여서 배경이 아쉬웠다. 앞으로 나의 벚꽃 명소로 삼아야겠다.

꽃들의향기 10:33:32

닷새간 어머니와 지내다

고향에 내려가서 닷새 동안 어머니와 함께 지냈다. 개나리, 벚꽃, 복사꽃이 활짝 핀 봄날이었다. 그러나 날씨는 불순하여 이틀간 비바람이 몰아치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집 앞에 나서면 보이는 소백산은 4월 중순에 어울리지 않게 하얀 눈 모자를 썼다. 마을 입구의 벚꽃은 이때를 고비로 다 떨어졌다. 할아버지 기일과 겹쳐 어머니와 함께 산소를 찾아 인사를 드렸다. 산소의 잡초 정리를 하고 고사리와 두릅을 채취했다. 어머니는 올해도 산속에 있는 밭을 놀리지 않을 것 같다. 10년 전부터 계속되는 실랑이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밭 주변에는 할미꽃, 자주괴불주머니, 흰민들레, 제비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 길섶에 있는 어느 산소는 보라색 꽃밭이 되어 있었다. 하루는 어머니를 모시고 시내 병원..

사진속일상 09:5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