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6 3

고향 복사꽃

고향 마을 뒤에 복숭아 과수원이 있다. 초등 1년 선배인 이웃 형이 가꾸는 과수원이다. 형은 밭을 일구어 직접 묘목을 심고 이 과수원을 가꾸었다. 지금 과수원 복숭아나무에는 분홍색 복사꽃이 활짝 폈다. 그런데 정작 주인은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다. 올해는 복숭아 농사를 하지 못할 것 같다. 어쩌면 복숭아나무를 캐내야 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들린다. 주인이 아프거나 말거나 복숭아나무는 때가 되니 도발적인 색깔로 꽃을 피웠다. 얼마 뒤에 다가올 자신의 운명이 어떤지도 모를 것이다. 오늘이 내가 볼 복숭아 과수원의 마지막 봄이 될지 모르겠다. 하물며 주인의 심정은 어떠할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꽃들의향기 2025.04.16

청풍호 벚꽃

고향에 내려가던 길에 단양 상방리의 청풍호변에서 만난 벚꽃이다. 벚꽃 축제장인 청풍문화재단지 주변은 너무 어수선해서 그냥 지나쳤는데 청풍호의 거의 끝 지점인 이곳에서 멋진 벚꽃 가로수를 만났다. 찾은 사람들도 적어 조용한 가운데 벚꽃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갈수기라 호수 물이 빠진 상태여서 배경이 아쉬웠다. 앞으로 나의 벚꽃 명소로 삼아야겠다.

꽃들의향기 2025.04.16

닷새간 어머니와 지내다

고향에 내려가서 닷새 동안 어머니와 함께 지냈다. 개나리, 벚꽃, 복사꽃이 활짝 핀 봄날이었다. 그러나 날씨는 불순하여 이틀간 비바람이 몰아치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집 앞에 나서면 보이는 소백산은 4월 중순에 어울리지 않게 하얀 눈 모자를 썼다. 마을 입구의 벚꽃은 이때를 고비로 다 떨어졌다. 할아버지 기일과 겹쳐 어머니와 함께 산소를 찾아 인사를 드렸다. 산소의 잡초 정리를 하고 고사리와 두릅을 채취했다. 어머니는 올해도 산속에 있는 밭을 놀리지 않을 것 같다. 10년 전부터 계속되는 실랑이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밭 주변에는 할미꽃, 자주괴불주머니, 흰민들레, 제비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 길섶에 있는 어느 산소는 보라색 꽃밭이 되어 있었다. 하루는 어머니를 모시고 시내 병원..

사진속일상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