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늦은 편이다. 지난 주말에 벚꽃 축제가 있었는데 꽃이 없는 행사가 되고 말았다. 지각생이지만 해맑게 웃는 모습이 반갑다. 세상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봄은 오고야 마는구나. 기어코 오고야 마는구나. 무심하기만 한 자연의 철리가 고맙다. 노자의 '천지불인(天地不仁)'을 떠올린다. 해 지는 탄천은 그윽히 아름다웠다. 벌써 바닥에 떨어지는 꽃잎도 있었다. 다음에 걸음 할 때면 벚꽃은 사라지고 없으리. 그렇게 세월은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