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장마 시작

샌. 2024. 6. 30. 10:14

 

세찬 빗소리에 잠이 깼다. 새벽 1시였다. 커튼을 젖히니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검은 그림자가 창에 어른거렸다. 빗소리를 들으며 오래 뒤척였다. 중부 지방에도 장마가 시작되었다. 

 

 

장마 시작 예보가 있었기에 어제는 한껏 햇볕을 쬐기 위해 경안천에 나갔다. 반바지 차림이었다. 앞으로 3주 정도는 우중충한 날씨를 견뎌야 할 것이다. 당연히 햇빛도 그리워지겠지. 따가운 햇살이지만 싫지가 않았다. 그늘을 마다하고 세 시간 가까이 햇빛 속을 걸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교각 옆에서 쉬고 있을 때 떠오른 말이다.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내 길을 가는 거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경우에는 타인과 비교할 때 위축된다. 비교의 대상은 늘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이다. 돈이 많든지, 자식 농사를 잘 지었든지, 형제간에 우애가 있든지, 겉보기에 그들은 나보다 나아보인다. 그들도 아픔이 있고 약점이 있겠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세상에 쉽게 사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허깨비를 바라보며 질투하고 부러워하는 미련퉁이가 아닌가 말이다. 세상의 복을 다 받은 것 같은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게 복인지 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생은 긴 마라톤이다. 대열의 어디에 있든 최선을 다해 달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인생은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다. 때로 흔들리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나만의 길을 가야 한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가 되는 것, 그것이 인생의 목표면서 기쁨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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