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좋은 날이었다. 원래는 등산을 계획했지만 맘껏 하늘을 보고 싶어 시야가 넓게 트이는 물안개공원에 갔다. 청화한 초여름이 눈부셨다.
누가 말해줬지~
"비 좀 맞으면 어때.
햇볕에 옷 말리면 되지.
살아가는 게 슬프면 어때.
눈물 좀 흘리면 되지."
살다 보면 활짝 개이기도 하는 것을, 저 하늘처럼.
그때는 다 잊은 듯 껄껄 웃어주면 되는 것을.
넓은 물안개공원은 기이할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Que Sera Sera! 공원을 한 바퀴 돌고나니 마음이 조금은 가든해졌다.
건너편은 두물머리다.
당겨보니 두물머리 느티나무 주변으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저쪽은 볼거리 놀거리가 많겠지만 난 심심한 이쪽이 좋다.
근심 걱정은 어디서 오는가?
세상살이가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 아닌가.
아무리 선한 바람이라도 내 욕심에 불과한 것을.
아서라, 흘러가는 물에 몸을 맡기고
나를 잊어버림보다
더 큰 즐거움이 없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