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초여름 백마산

샌. 2022. 6. 3. 17:37

여름 산행의 방해꾼은 산모기와 날벌레들이다. 이놈들이 따라붙으면 여간 성가시지 않다. 몇 해 전 여름에 백마산에 갔다가 너무 심하게 달려들어서 등산을 포기하고 돌아선 적이 있었다. 집 주변에 있는 산 중에서는 유독 백마산이 제일 심하다. 이번에는 모기 기피제를 몸에 뿌리고 산에 들었다.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을 할 때는 악명 높은 샌드플라이를 막느라 얼굴 방충망을 가지고 갔다. 실제로 현지에서 효과를 톡톡이 봤다. 우리나라 여름 산은 방충망을 덮어쓸 정도까지는 아니다. 써 보면 생각보다 많이 답답하다. 이번에 사용한 모기 기피제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모기는 많이 막아주는 것 같은데 날벌레는 여전했다. 얼굴 앞에 안개처럼 모여 있다가 가미가제 특공대 마냥 눈으로 돌진해 왔다. 대여섯 마리가 눈 속으로 들어왔다가 전사했다.

오늘 등산 출발점은 경안교다. 산길 초입에 있는 뷰 포인트에서는 경기광주역 주변이 내려다 보인다.

 


백마산길은 대체로 순하다. 그런데 30도를 훌쩍 넘은 기온 탓에 쉽게 지치고 몸은 무겁다.

 


정상 가까이의 헬기장에서는 곤지암이 멀리 보인다.

 


정상에서 인증샷을 찍고 되돌아간다.

 


가물어서인지 백마산 소나무는 아랫 부분 솔잎이 노랗게 변해간다.


내려갈 때는 헬기장에서 초월읍사무소로 가는 길을 택한다. 처음 걷는 길인데 경사가 급하고 길이 험하다. 사람이 안 다녀선지 길 흔적이 희미하다.

산을 거의 다 내려와서 계약신학대학원대학교 안을 지난다. 폐교되었는지 교내가 황량하다.

 


등산하기에 좋은 계절은 지나갔다. 여름은 덥고 땀이 많이 나서 쉬이 지치고 걸음이 힘들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시점인 요사이가 더 힘들다. 몸이 적응하는데 애를 먹기 때문이리라. 더위를 먹었는지 쓰고 다닌 모자를 잃어버렸다. 버스 안에 두고 그냥 내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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